전국흙집짓기운동본부

[탐방] 자연속의 힐링...음성 ‘황토명상마을’

- 흙집은 자연치유능력 높아, 건강을 위한 흙집 짓기 교육생 쇄도-

이성근 기자, 2013-10-04 오후 04:43:47

음성 너머창골 마을은 한적한 시골마을로 자연속에서 명상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이곳에 ‘전국흙집짓기협동조합’이 운영중인 ‘황토명상마을’(http://ecovillage.or.kr)이 오붓이 자리 잡고 있다. 황토명상마을은 전국흙집짓기협동조합의 전신인 ‘전국흙집짓기운동본부’가 2006년부터 이곳에 터를 잡고 흙집짓기 학교를 운영하며 현재까지 약 3,0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한 곳이다.

이곳 흙집짓기 학교를 찾는 사람들은 손 수 내 집을 지어 자연과 함께 건강한 삶을 누리고 싶은 소망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두 집 짓는 기술을 배우며 자연속에서 이상적인 삶을 꿈꾼다. 또 남은인생을 행복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에 찾고 있다. 전국 흙집짓기협동조합은 흙집을 사랑하는 전국의 조합원이 주인이 되어 운영하고 있다.

< 건강한 삶, 황토 흙집 >

건강 100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의료의 발달과 건강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면서 좀 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많은 의.식.주에 대한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주거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편리한 아파트 생활이나 일반 콘크리트 주택 형태에서 흙집에 대한 관심으로 쏠리고 있다.

흙집은 우리나라의 오래된 전통건축물인 동시에 친환경적인면에서 생태적 가치를 공유하고 자연과 동화되는 건축물이라는 점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흙집은 숙면과 숙취해소는 물론 자동온도 조절기능이 있어 인간의 생체리듬을 안정화 시켜주는 작용을 한다. 황토의 미생물들은 노폐물을 분해하고 자정능력이 뛰어나 자연치유의 효과를 낸다. 또한 흙집에서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인체의 독을 해독시켜 각종 질병의 치유가 가능하다.

콘크리트건물은 수명이 길어야 30년 정도인데 자연소재로 지은 집은 습기를 잘 차단하고 관리만 잘하면 수백 년도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요즘 흙집내부는 아파트와 별 차이가 없는 구조로 별로 불편하지도 않다. 흙집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 의외로 별로 보수가 필요 없는 경제적인 집이다.

< 일주일 만에 배우는 내 집 짓기 >

흙집은 그 어떤 건축 방식보다 많은 노동력이 들어가며 평균적으로 건축비의 절반 이상을 인건비가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옛부터 우리 조상들은 집을 지을 때 동네 사람들이 함께 모여 서로서로 도와가면서 공동체 정신으로 노동력을 해결했는데 이를 '두레'라고 불렀다.

흙집짓기협동조합이 진행하는 ‘흙두레건축’은 이 두레 정신을 되살리는 가장 효과적인 집짓기 방식으로 운영된다.

흙두레건축은 협동조합의 조합원이 직접 건축하고 조합의 건축 자문을 받아 진행할 경우, 건축 과정상 필요한 인력과 자재의 수급을, 조합이 선정하는 인력(흙집학교 전문가과정학생과 수료생)과 자재공급선으로 충당해 조합원 상부상조에 의해 집을 짓는 독특한 방식을 취한다.

전국흙집짓기협동조합이 운영중인 흙집아카데미는 10월 초 현재 정규반(80기)이 7박8일로 교육을 받고 있다. 이들 80기 교육생들은 14명으로 첫째날 ‘생태 흙집에 구들 놓기’ 강좌부터 마지막 날 ‘집짓기 마감’ 교육까지 기존에 지어진 흙집 건축물에 대한 실사 및 상세한 이론 강의와 현장 실습 위주로 진행된다.

교육 6일째인 3일, 전문가 과정에 실습중인 이창구(남,60,충남 당진)씨는 “오늘은 찰주공법 지붕구조에 대해 실습중이다. 42기 정규반을 수료했는데 아쉬움이 남아 좀 더 깊이 있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전문가 과정(2개월)을 배우려고 재 입교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 부터 흙집 짓는 것을 보아 왔지만 직접 시공하는 것은 실습 중 처음”이라며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면 직접 흙집을 건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규반에서 교육중인 정기호(남,35,경기 수원)씨는 “지인으로부터 흙집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터넷 셔핑을 통해 이곳을 알게 됐다”며 “홈페이지에 흙집에 대한 동영상 및 정보가 잘 나타나 있어 관심을 갖고 입교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흙집짓기에 여러 교육과정이 있는데 오늘 배우는 지붕구조 실습에 관심이 많다”며 “흙집 짓기는 혼자서 하기엔 힘든 작업이지만 교육생들이 조를 나눠 일을 하니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씨는 정규반 교육 수료 후 전문가반으로 편입 후 깊이 있게 공부해 내집 짓기에 대한 계획이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흙집에 대한 매력으로 건강을 꼽았다. 아토피가 있는 지인이 흙집에서 3일을 지낸 후 아토피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또 평범한 일반주택 보다는 벽 색깔도 깔끔해 보이고 흙은 힐링하는 의미가 있다고도 말했다.

흙집아카데미 ‘김봉철’부원장은 “전국흙집짓기협동조합 홈페이지에 여기서 수강한 교육생들이 직접 지은 흙집사진들이 등록되어있다”며 “수강생중 10%정도는 직접 흙집건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문가 과정은 수료 후 흙집짓기 전업을 목적으로 배우는 교육생도 많다”고 전해 주었다.

< 흙집, 행복을 꿈꾼다 >

2006년 음성 동음리에는 황토흙집에 관심을 가진 동호인 들이 32채의 흙집을 건축하면서 황토명상마을이 형성되었다. 이들은 2007년부터는 ‘명상과 함께하는 흙집학교’를 개설하여 2013년 8월 현재 회원 9,700여명이 등록되어 있고 교육프로램 수료생 2,000여명을 배출한 대표적인 흙집학교 운영단체이다.

2011년 초에는 충청북도 문화관광 체험마을로 선정되었고 2013년 5월에는 전국에 황토명상마을을 확산할 목적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이 조합은 전국 각지의 흙집짓기 동호인들이 참여했고 한국의 전통흙집을 계승발전 시키기 위해 약 3년동안 준비한 표준설계도면을 공개했다. 이러한 표준화작업을 통해 효율적으로 질 좋은 흙집을 지을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전국 흙집짓기협동조합 ‘이몽룡’(이시화) 이사장은 “처음 황토 명상마을은 귀농. 귀촌인과 농촌 회생 취지로 만든 모델마을인데 현재는 협동조합을 조직해 전국적으로 17개의 지부가 있다”고 설명하고 “현재 협동조합에서는 ‘흙집짓기’. ‘흙집아카데미’, 생태마을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내년부터는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추가 운영해 황토명상마을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목적으로 나갈 계획”을 밝혔다.

조합은 충북 음성의 황토명상마을 조성에 이어 현재 경기도 화성에 20세대의 솔향기 황토마을 조성도 추진. 분양중이다.

2013년 8월에는 농촌진흥청에서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업 농촌 6차 산업 육성 계획에 황토명상마을이 치유농업중심형 우수 사례 마을로 선정되었다.

흙집짓기협동조합은 흙집짓기를 단순히 건축물로서의 집을 짓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서로 순응하고 공존하는 것의 중요성을 흙집을 짓는 과정을 통해 직접 체험하게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조합원들이 흙집짓기를 통해 생태적 가치를 공유하고 자연과 동화되는 삶을 이루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교육생 개개인이 본인의 혼이 담긴 흙집을 짓는 과정에서 물질적 가치에 전도된 현대 사회를 바꿀 수 있는 동력을 축적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기 바라고 있다.

흙집짓기가 자연과 함께 이상적인 삶을 꿈꾸는 현대인들의 소망이 담긴 건강한 프로젝트로 전국 많은 곳에서 힐링 체험장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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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근 기자 : 충북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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